교회개혁실천연대는 한국교회의 건강을 회복하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을 갖고 2002년 11월 24일 희망의 작은 닻을 올렸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돌이켜 보니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슬프게도 개혁을 열망하는 우리의 외침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돌이키려는 교계지도자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교회를 파괴하는 교만한 집단이라고 되려 우리를 꾸짖는 목소리만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우리의 연약함과 무력함 앞에서 깊은 좌절을 맛보며 눈물을 흘릴 때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패한 교회지도자들에게 시달리며 아픔을 겪어 온 이들이 저희의 작은 몸짓에 위로를 받고 희망의 불씨를 지펴 가는 모습을 보며 저희들은 한없는 격려와 용기를 얻곤 했습니다. 또한 그 동안 교회개혁운동의 현장에 이모저모로 함께 해주었던 신앙의 동지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어떤 분들은 일인시위와 침묵시위현장에서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감당키 어려운 봉변을 기꺼이 당해 주셨습니다. 너무나 소중한 시간을 드려 각종 모임, 기자회견, 기도회, 면담, 포럼 그리고 집회현장에 몸으로 함께 해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교회개혁을 촉구하는 각종 글, 성명서 그리고 민주적 정관을 작성해주시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려운 경제형편 속에서도 아낌없이 물질로 도와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 126: 6)는 주님의 신실하신 약속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여러분들의 정성과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힘이 들 땐 종종 김교신 선생의 글을 다시 읽곤 합니다. 일제의 암흑시절 교회마저 교권주의로 말미암아 병들어 가고 있는 슬픈 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이렇게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성서조선』아, 네가 만일 그처럼 인내력을 가졌거든 너의 창간일자 이후에 출생하는 조선 사람을 기다려 면담하라, 담론하라. 동지를 한 세기 후에 구한들 무엇을 한탄할 손가’. 먼 미래를 내다보며 어려운 시대를 뚜벅뚜벅 걸어갔던 그의 모습이 너무나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는 해방의 기쁨을 맛보기 불과 몇 달 전 45세라는 젊은 나이에 아쉽게도 하늘의 부름을 받았지만 지금도 동지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도 지금 당장 화려한 열매가 눈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결코 낙심하지 않고 교회개혁의 길을 정진하려고 합니다. 이 길을 걸어가면서 더욱 성령님을 의지했으면 합니다. 교회개혁운동은 비둘기 같이 순결한 마음과 뱀 같은 지혜를 지닌 이들이 힘차게 연대해야 가능합니다. 우리는 이것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이 뜨겁게 임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수고는 모두 허사가 될 것입니다. 성령의 부음을 위해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함께 모여 목숨을 걸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 성령을 충만하게 부어 주시지 않으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제발, 제발,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셔서 성령을 바람처럼 불처럼 임하게 하소서!’ 이렇게 함께 기도하며 교회개혁의 길을 걸어가면서 주님의 은혜에 잠겨 우리 모두 주님과 교회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깊은 축복을 맛보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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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종운, 백종국, 오세택, 정은숙 |